히포시 뉴스

여성신문과 유엔여성이 함께하는 히포시 캠페인

미래를 향해, 길게, 팔 뻗기

2015/10/26

0

발행인의 글

 

▲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여성신문 창간 27주년을 맞는 2015년 가을. 발행인의 글을 쓰면서 윤석남 화백의 ‘늘어난 팔’이 생각났다. 여성신문의 27주년도 현실적인 제약을 넘어서서 한껏 팔을 뻗어 내밀어 본 한 해였다.

 

올해는 여성정책사에서 큰 전환의 해다. 양성평등기본법이 시행돼 여성과 남성의 파트너십, 성평등 거버넌스의 정착을 제도화했다. 법과 제도는 상당히 진보한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지만 정작 사람들은 미처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 자칫 ‘공허한 양성평등’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2015년 27주년을 맞는 여성신문은 이런 공허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을 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첫째는 남성의 변화를 촉구하는 일이다. 여성신문의 히포시 캠페인(HeForShe Korea)은 전국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부장에서 양성평등의 지지자인 히포시(HeForShe·여성을 위한 남성)로 변화해 가는 한국 남성의 변화는 히포시 지면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둘째는 워킹 대디의 확산이다. 전국 4개 도시에서 열린 ‘워킹대디 쇼퍼런스- happy working daddy’에 참석한 아빠들은 아이 기르기 행복한 세상은 사회 발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여성신문은 ‘아빠의 육아가 세상을 바꾼다’는 어젠다를 자신 있게 제시한다.

셋째,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노인복지를 젠더의 시각으로 재편하는 어젠다를 중요하게 다뤘다. 일본, 프랑스, 핀란드를 비롯한 세계의 앞선 노인복지와 노인 공동체를 탐사하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사점을 찾아냈다.

넷째, ‘위기사회’에 대한 진단이다. 여성신문이 주최한 9월의 ‘W위기경영포럼’은 우리 사회의 위기를 여성성의 가치로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여성신문은 앞으로 시선을 미래에 고정하고 미래를 준비를 하는 데 더욱 힘을 보태려 한다. 성평등 실현의 고개를 잘 넘어서야 선진국도, 사회통합도, 복지국가도 가능하다.

여성신문은 27년 동안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해왔다. 이제 어찌 보면 양성평등이 웬만큼 이뤄진 듯 하니 좀 쉬어가려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사회를 진단하면서 여성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인다.

여성계 어른이신 이연숙 선생께서 창간 27주년 특집 기념호 인터뷰를 통해 안타까움을 표하셨다. “여성운동이 방학했다, 싸울 전사가 필요하다”고. 여성신문은 언제나 전사의 역사를 써왔다. 이제 여성신문은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미래의 전사가 되려 한다.

미래를 향한 무한의 확장, 그 에너지를 잃지 않기 위해 오늘도 여성신문 공동체는 응집한다. 창간27주년 축시를 써주신 천양희 시인이 그 응집의 고통을 표현해주셨다. ‘여성신문이라는 아픈 신발이 걸어간다’고.

이 기막힌 생존과 기적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여성신문의 독자, 주주, 후원자, 광고주, 임직원 모두가 여성신문을 향해 길게 뻗어준 확장된 팔이 그 기적의 ‘톱 시크릿’이다. 정의롭고 푸근한 손을 내밀어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올려드린다.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0

<©2018 여성신문 30주년 '내 딸의 더 나은 삶을 약속드립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