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뉴스

여성신문과 유엔여성이 함께하는 히포시 캠페인

  • [히포시 컬처] 남성은 왜 페미니스트를 두려워하는가

    “페미니스트 좋지요. 그런데 아내나 딸이 페미니스트가 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제가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선생님 페미니즘이 뭐예요?』의 저자 염경미 씨는 자신이 만난 40~50대 남자 교사들이 이렇게 답한다고 말한다. 페미니즘이 중요한 것도 알고 페미니스트의 중요성도 알지만 본인들의 아내나 딸이 페미니스트가 되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자신들의 권력을 위협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짚는다. 책의 저자 염경미씨는 1966년생으로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중학교 교과서의 집필팀장이자 대표 저자이다. 그는 『선생님 페미니즘이 뭐예요?』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정의와 필요성, 여성혐오의 원인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한다. 남성들을 비판하기보다는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저자는 한 남자 중학생이 반으로 자른 사과를 보고 ‘여성의 둔부, 엉덩이 같다. 그 안의 사과 씨는 남성의 정자를 의미한다. 여성어의 엉덩이는 남자 씨를 가질 때에 아름답다’고 쓴 글을 지적한다. 또 남자도 성폭력을 당하며 남자가 2년 동안 군대를 간 사이 여성들이 일자리를 차지하고, 데이트 비용은 남자들이 대부분 낸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남자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사람의 성별의 85.4%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남자는 주로 직장상사가 피해자 남성을 성적 대상으로 음담패설, 음란물을 보여주는 행위가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남자들의 성폭력 피해가 목숨을 뺏길 수도 있는 여성들과 비교해서 같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또 남성은 군복무를 하지만 남녀의 임금차이나 승진, 경력단절 비율을 보면 남성이 앞선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남녀 임금 차이는 100대64로 남성이 앞섰다. 저자는 또 여학생들도 이미 남성이 혼자 벌어서는 아내와 아이를 부양할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여자는 취집이나 가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남자들도 페미니스트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균형을 잡는 기회를 주고 남녀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로 가는 길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15

  • [여성신문TV] 한 번 페미니스트는 영원히 페미니스트

    여성신문TV는 최근 유튜브에 ‘히포시 토크’ 시리즈 2~3편 ‘불완전한 남성, 페미니즘으로 완성될까요?’(https://www.youtube.com/watch?v=1tkR24TrH9Q&t=7s)와 ‘한남의 탄생, 한남은 꼴보수?’(https://www.youtube.com/watch?v=X5c0D1DPDWo&t=965s)를 올렸다. 히포시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이다. 박정훈(오마이뉴스 기자)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저자, 서한영교 『두 번째 페미니스트』 저자, 이한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활동가, 최주헌 서울대 여성주의학회 ‘달’ 회원이 페미니즘이 불완전한 남성을 더 긍정적인 존재로 만들어줄 수 잇을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한 씨는 “사회가 다양해지는 것과 별개로 저희는 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못 받았고 성평등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여성들은 자신들의 억압적인 상황에서 빠르게 변하게 나갔다”고 했다. 박정훈 씨는 “고등학생 때 호주제 폐지를 조롱하는 학교 선생님과 붙어본 적 있었다. 친구들에게 혐오스러운 욕을 엄청 많이 먹었다”며 “그럼에도 저를 지지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넘길 수 있었다”고 했다. 서한영교 씨는 “한국의 남성성이라고 특정 지을 수 있는 건 시점은 식민지 시절의 조선이라고 본다. 일본군인들에 의해서 조선의 남성들은 자신을 남성으로서의 어떤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었다”고 했다. 최주헌 씨는 “성차별이 더 교묘해지고 더 스며들어 있고 여성의 삶을 억압하고 있다는 걸 설득시키려면 더 세련된 언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12

  • [히포시 컬처] 여성 폭력 해결 위해 남성이 나서자

    [‘히포시(HeForShe)’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히포시 컬처(HeForShe Culture)’ 코너를 통해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한 강의에서 남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성폭행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날마다 스스로를 지키는 자기만의 방식이 있습니까?” 남학생들은 웃고 넘긴다. 누군가가 “그런 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라고 답했다. 똑같은 질문에 대한 여학생들의 대답은 달랐다. 비상시 호신용으로 쓰기 위해 열쇠를 손에 쥔다거나 휴대폰을 항상 지닌다거나 밤에는 산책이나 조깅을 삼간다는 이야기를 쏟아낸다. 성폭력 예방과 양성평등 실현에 헌신한 국제 활동가이자 문화비평가인 잭슨 카츠의 이야기이다. 그의 저서 『마초 패러독스』는 여성을 향한 폭력은 남성에게 있다고 짚는다. 그는 이유가 사회에 있다고 지적한다. 폭력적인 남성을 양산하는  문화와 여성을 성적 욕망과 결합시켜서 바라보게 만드는 미디어, 남성성이라는 것을 힘이나 권리로 바라보게 하는 대중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성이 폭력이나 성차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것이 여성의 문제가 아닌 남성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숱한 사건과 경험들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남성들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 책에서 남성들은 비판하기 위해서만 쓴 것은 아니다. 침묵하는 남성들이 좀 더 여성을 향한 폭력에 대한 논의의 장으로 끌여들이기 위해서다. 결국 남성들이 나서야 지금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저자는 남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선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여성이나 남성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피해자들의 진실성을 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을 정서적이나 육체적으로 혹은 성적으로 학대한 남성들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저자는 전한다.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친구들이나 동료들의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서 용납하면 안 되고, 성폭력이 청소년 폭력이나 노숙자 문제, 이혼, 에이즈 등 다른 사회적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차별에 반대하는 남성들의 단체를 만드는 것도 제안한다. 결국 이같은 변화는 남성들에게 긍정적으로 돌아가게 된다. 저자는 남자들에게 성차별과 여성 학대를 거부하라고 요청하는 것이 진정한 남성성을 선사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또 남성이 남성과 여성의 편에서 똑같이 사회 정의와 비폭력, 기본 인권을 지지하면 더 나은 남성이 아니라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든다고 강조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06

  • [히포시 컬처] 남성들이 더 배려하자

    [‘히포시(HeForShe)’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히포시 컬처(HeForShe Culture)’ 코너를 통해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서민 교수는 2017년 자신의 저서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다시봄)에서 “남성으로 태어난 건 여성에 비해 최소한 3억 이상 더 갖고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3억 원의 의미는 이렇다. 남녀 월평균 임금격차가 40%에 이르렀고(2014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 채용 뒤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승진에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민 교수는 늦은 밤 남성들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지만 여성은 온갖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말했다. 현실이 이 정도인데 서 교수는 남성이 생수통 하나 갈아 줄 수 없냐고 말한다. 단국대 의과대학에서 기생충학을 가르치는 서민 교수는 여성 차별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졌다. ‘메갈리아’를 다룬 팟캐스트에 출연했고 젠더 문제를 다른 교양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서민 교수는 책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더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여자 친구의 임신을 걱정하면서 왜 남성은 피임에 신경 쓰지 않느냐고 한다. 왜 여자 친구하고 있었던 소중한 이야기를 왜 남자친구들 앞에서 마치 ‘영웅’인 것처럼 말하고 다니냐는 것이다. 여성들이 남성을 배려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임신에 대해 함께 걱정하고, 연인만의 비밀을 둘만 간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한쪽으로만 기울어져 있다 보니 나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남성들은 배려와 양보가 적을까. 여기에는 오랫동안 지속된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 집에서 대접받았던 상황에 익숙해진 남성들이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집 밖에서도 고위직에 오른 남성들이 권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배려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민 교수의 제안한 해법은 교육이다. “어려서부터 혹독할 정도로 배려 교육을 받게 한다면 닭다리는 어렵다 해도 닭 날개 하나쯤은 양보할 줄 아는 남성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기업이나 정치권에서 여성 할당제에 대해서 남성들이 반발하는 것도 사회가 성평등하면 성별 구분 없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성공한 여성 리더들에게는 남성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집에 가면 평범한 가정주부가 된다”는 말이다. 출세한 남성들에게는 “집에 돌아가면 평범한 아버지다”라는 말이 없다. 그렇다면 성평등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 서민 교수는 남성들이 가사와 육아를 절반씩 분담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말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01

  • [히포시 토크] "남성으로서 자기가 누린 이득에 대한 성찰 필요해"

    여성신문은 10월 8일 히포시(HeForShe) 토크를 열었다. 히포시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이다.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 리부트(Reboot)’와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경험하면서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평등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의 참여가 절실해지고 있다. 이날 좌담회는 신준철 여성신문 상임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참가한 박정훈(오마이뉴스 기자)는 최근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을 펴냈다. 사회자 자기 소개를 해 달라. 박정훈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다. 2015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일했다. 그 당시에 ‘페미니즘 리부트’라고 해서 ‘메갈리아’가 탄생했다.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이 있고 나서 2018년 미투 운동 등을 거치면서 젠더 이슈와 여성 혐오에 대한 여성들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오는 걸 보면서 저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반성했다. 페미니즘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자 페미니즘을 만나고 행복해졌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박정훈 페미니즘을 알고나서 엉망으로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보게 됐다. 여성이든 약자든 나와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어떤 사건을 보게 되고, 세상을 보게 됐다. 더불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누리고 있고 경계해야 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 불편할 수 있지만 내가 비뚤어진 길로 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에 대해서 점점 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콤플렉스가 이런 것이니 이런 식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사회자 ‘20세기 페미니즘의 얼굴’이라 불리는 미국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불평등한 결혼이 남성이 완전한 인격체가 되는 걸 방해한다고 했다. 가부장제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박정훈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교육과 미디어다. 저는 예전에 라디오에서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을 들었는데 또래 친구들과 온라인 카페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했었다. 운이 좋게도 친구들은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말을 했다. 여성부가 폐지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담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고등학생 때 호주제 폐지를 조롱하는 학교 선생님과 붙어본 적 있었다. 친구들에게 혐오스러운 욕을 엄청 많이 먹었다. 그럼에도 저를 지지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넘길 수 있었다. 나를 지지하는 집단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누가 만들어주느냐면 교육이 만들어주고 미디어가 만들어준다. 사실 20대 남성이 여러 모로 사는 게 쉽지 않다. 군대도 갔다와야하고 취업도 해야 한다. 그런데 그 원인을 페미니즘이 문제라고 설명한다. 남자들은 힘든데 여자는 누린다고 하면서 그런데 여자들은 더 달라고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무원 비율에서 여자가 남자를 넘어섰다. 일반 사기업에서는 점수는 높은데 면접에서 떨어진다는 걸 여자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여자들은 기를 쓰고 공무원을 하려는 건데 남자들은 딱 하나본다. '교사는 여자가 많다'라고. 여자들이 훨씬 차별 받는 게 많은데 어떻게든 설득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사회자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있다. 여성을 혐오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박정훈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까지 2030 남성들의 미투 운동 지지가 40%였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미투를 지지한다고 혹은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최소한 40%에게는 페미니즘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타인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주류 집단인 ‘안티 페미니즘’이 균열이 날 수 있다고 본다. 사회자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내가 남자들의 할 일은 무엇일까. 박정훈 저는 남성으로서 자기가 누린 혹은 부당 이득과 권력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폭력적인 지점에 대해서 반성하고 변화를 위해서 페미니즘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01

  • [히포시 토크] "서로가 서로를 정서적으로 돌본다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신문은 10월 8일 히포시(HeForShe) 토크를 열었다. 히포시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이다.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 리부트(Reboot)’와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경험하면서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평등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의 참여가 절실해지고 있다. 이날 좌담회는 신준철 여성신문 상임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참가한 서한영교 작가는 『두 번째 페미니스트』 저자로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아서 하는 남성 페미니스트다. 사회자 자기소개를 해 달라. 서한영교 글을 쓰고 다듬는다고 해서 쓰다듬는 사람이라고 요즘 나를 소개하고 있다. 소외받는 아이들을 위한 동시도 쓰고 있다. 사회자 페미니즘을 만나고 행복해졌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서한영교 어릴 때 아버지가 노동운동을 하셔서 노동상담소를 개설하느라 매해 이사를 다녔다. 6학년 2학기였다. 한 여학생과 전학을 갔는데 저는 남성 어린이 무리에게 처음 들었던 말이 “축구할 줄 알아?”였다. 그런데 여성 전학생 무리에서는 “너 어디서 왔어?”, “어젯밤 잘 잤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굉장히 섬세한 정서적 교류를 하는 거다. 저도 전학을 다니면서 불안하고 긴장했는데 그 광경을 보고 놀랐다. 정서적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이후로 작은 아름다움의 세계를 나눈다는 것과 서로가 서로를 정서적으로 돌본다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사회자 ‘20세기 페미니즘의 얼굴’이라 불리는 미국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불평등한 결혼이 남성이 완전한 인격체가 되는 걸 방해한다고 했다. 가부장제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서한영교 결혼을 하고 페미니즘 공부를 하면서 아버지라는 이미지로 먼저 스치는 것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근대의 남성은 생계부양 모델로의 아버지의 역할이 내려오는 모델이라는 것이었다. 그 틀이 산업시대 이후로 너무 고정화되어 있어서 결혼 자체를 ‘3D’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박 육아, 독박 가사노동, 독박 효도이다. 가부장 프레임 안에서는 아버지라서 안 했던 것 중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돌봄 노동을 통해 황홀한 감각을 느꼈다. 동시대 어머니들이 사회적 압력과 어떤 사회적 굴레 속에서 지내고 있는지도 알게 됐다. 사회자 그렇다면 ‘한남’(한국남자)을 만드는 기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남성의 변화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개인의 경험이나 정책에 대해서 말해주면 좋겠다. 서한영교 저는 한국의 남성성이라고 특정 지을 수 있는 시점은 식민지 시절의 조선이라고 본다. 일본군인들에 의해서 조선의 남성들은 자신을 남성으로서의 어떤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었다. 이전에 익혀왔던 방식으로는 살수가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여성을 착취하고 폭력적인 방식을 취했다. 이후 산업화와 IMF를 만나면서 자신의 박탈감이나 결핍을 가부장제 남성 모델에 기대서 이어오고 있었다.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만나면서 정치적 서사가 자기의 삶에 들어온 거다. 그러다보니 우리 사회 속에서 자기가 남성으로써 박탈감이 많다는 걸 알기 전에 이미 여성이 너무 많은 걸 발현하고 있고, 여남 평등은 이미 이뤄졌는데 왜 여성들은 더 가지려고 하냐고 말하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책이 나오고 나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 제 책에서 ‘왜 운동장은 남학생들은 있었던 걸까.’ 이 문장만 따온 어떤 학원 강사가 댓글을 남겼다. 학교 선생님을 해보니 여학생들은 운동하는 걸 싫어한다고 말이다. 제가 다니던 조기축구회에서는 책이 나오고 나서 연락이 뜸해졌다. 제 책에서 한 구절을 따서 한국의 모든 남성들이 가사노동을 일부러 하지 않는 게 아니라고 한 거다. 각자의 진실을 진실이라고 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소통이 가능한지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사회자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있다. 여성을 혐오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서한영교 청년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특강을 다녀왔는데 실제로 공부하는 사람이 제법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페미니즘이 21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남성들을 잘 보살피지는 않았다. 흑인 운동 판에 뛰어든 백인 같은 존재였다. 지금은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성이 가부장제와 생계 모델로 자리 잡는 것이 근대였다면 지금은 그것의 연장선으로 2차 근대의 남성성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탈근대의 남성성으로 갈 것인지 결정할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페미니즘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고 절망이 크다. 이 세계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작은 조각들이 저의 절망의 페미니즘을 구성하고 있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좋은 것 같다. 동력을 만들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말이다. 사회자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내가 남자들의 할 일은 무엇일까. 서한영교 페미니즘은 여기가 지옥이라는 걸 증명해준다. 그럼에도 페미니즘은 지옥의 문을 깨부술 수 있게 경합하는 담론이라고 본다. 세 번째로는 페미니즘은 이 지옥에서도 나름 아름다운 공동체를 가꿔나갈 수 있는 상상력이다. 페미니즘에 대해선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비비면 정전기가 생기는 것처럼.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01

  • [히포시 토크] "20대 남성 페미니스트 될 가능성 크다"

    여성신문은 10월 8일 히포시(HeForShe) 토크를 열었다. 히포시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이다.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 리부트(Reboot)’와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경험하면서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평등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의 참여가 절실해지고 있다. 이날 좌담회는 신준철 여성신문 상임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참가한 최주헌 씨는 서울대 여성주의학회 ‘달’ 회원이다. 올해 4월에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9 변화하는 남성성을 분석한다’ 세미나에서 ‘새로운 남성성’이라는 주제로 토론했다. 사회자 페미니즘을 만나고 행복해졌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최주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했는데 크게 생각 안하고 살았던 시기가 길었던 것 같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새로운 생각이 터져 나오는 것들을 보면서 내가 (페미니즘에 대해)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더 페미니스트가 되는 과정에서 고통의 시간을 겪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을 지나고 나서 스스로에게 있었던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저는 학창시절 남자애들 사회와 잘 맞지 않았다. ‘맨박스’와 항상 불화하면서 살았고 페미니즘을 접하고 스스로를 일관성 있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저에게는 페미니즘을 보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행복도 있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더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길로 받아들인 것 같다. 사회자 ‘20세기 페미니즘의 얼굴’이라 불리는 미국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불평등한 결혼이 남성이 완전한 인격체가 되는 걸 방해한다고 했다. 가부장제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최주헌 가부장적인 결혼이 노예제와 많이 비교됐다. 노예제도에서 우리의 주인이 되는 사람도, 인격이 파괴된 인간으로써 지배권을 행사하면서 온전한 인격을 실현할 수 없다. 가부장적인 권력을 인지하지도 않고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인격적으로 멀쩡한 사람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회자 그렇다면 ‘한남’(한국남자)을 만드는 기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남성의 변화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개인의 경험이나 정책에 대해서 말해주면 좋겠다. 최주헌 위 세대의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서 ‘여성과 남성은 평등해야 한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과 남성은 현재 평등하지 않다’는 건 받아들인다. 아래 세대는 평등해야 한다고 받아들이는데, 지금은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스트가 되려면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성차별이 더 교묘해지고 더 스며들어있고 여성의 삶을 억압하고 있다는 걸 설득시키려면 더 세련된 언어가 필요하고 받아들이는 남성 측에서도 좀 더 복잡한 생각을 해야 한다. 기계적 평등보다 한걸음 나간 평등을 이야기되면 지금까지 있었던 차별의 역사와 어떻게 차별이 여성과 남성을 다르게 만들어 내는지 세밀하게 살필 수 있어야 하는데 노력을 하지 않으려는 거다. 그래서 교육의 문제가 나오는 거다. 페미니즘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경우가 많다. 경위를 따지고 들어가 보면 사람들이 왜곡된 페미니즘만 접했고 그렇지 않은 페미니즘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사회자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있다. 여성을 혐오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최주헌 대학사회에서는 일단 페미니즘 담론이 진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담론의 장에서 꾸준히 페미니스트들이 싸워왔기 때문에 설득력을 점점 더 가질 수 있었다. 지금 여성들 사이에서는 페미니즘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본다. 남성들 집단 내에서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성들과 깊은 교류를 많이 할수록 페미니즘이 말하는 여성이 겪는 억압과 차별을 더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모르는 남성들은 인터넷이나 커뮤니티에 고립되어 있는데 이들을 끌어내려면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대 남성들은 지금 굉장히 안티 페미니스트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오히려 페미니스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러 가지 불안전한 지형에서 혼란을 겪는다고 생각한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건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왜 운동장을 여자애들이 쓰지 않느냐.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한 스텝만 더 나가면 되는데 거기까지 닿으려면 감동이 있어야 하고 동력이 있어야 한다. 사회자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내가 남자들의 할 일은 무엇일까. 최주헌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공부할 때 자기가 잘못 살아왔던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담론이 확살될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옳은 주장은 설득하기 더 쉽다. 페미니즘에 대한 말은 많아졌다. 진전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01

  • [히포시 토크]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에 긍정하고 있다"

    여성신문은 10월 8일 히포시(HeForShe) 토크를 열었다. 히포시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이다.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 리부트(Reboot)’와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경험하면서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평등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의 참여가 절실해지고 있다. 이날 좌담회는 신준철 여성신문 상임 이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한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활동가는 페미니즘에 관한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있다. 사회자 페미니즘을 만나고 행복해졌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이한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에는 남성성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다. ‘쿨한’ 남성성에 대한 강박관념과 ‘맨박스’(Man Box·남성들이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의 틀)가 있었다. (페미니즘을 접하고) 그런 것들을 긍정하게 됐다. 행복하게 사는 게 내 남성성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사회자 ‘20세기 페미니즘의 얼굴’이라 불리는 미국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불평등한 결혼이 남성이 완전한 인격체가 되는 걸 방해한다고 했다. 가부장제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한 ‘우리집 아재’라는 웹툰이 있다. 집안의 가장에 대한 이야기인데 되게 밖에서도 선망하고 되게 괜찮은 지위에 있는 아저씨가 집에만 오면 ‘꼰대’가 되는 모습이다. 집에 돌아오면 양말 벗어던지고, 김치볶음밥 1주일에 한 번 하면서 가부장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완전한 인격체가 아닌 게 이런 모습이라는 걸 알았다. 가족과 대화도 잘 못하고 이야기를 하면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 이야기한다. 가부장적 구조가 남성들을 완전한 인격체로 만들지 못한다. 사회자 그렇다면 ‘한남’(한국남자)을 만드는 기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남성의 변화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개인의 경험이나 정책에 대해서 말해주면 좋겠다. 이한 교육이 중요하다. 사회가 다양해지는 것과 별개로 저희는 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못 받았고 성평등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학교에서는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해주면 감사했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억압적인 상황에서 빠르게 변하게 나갔다. 저는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이 컸다. 이후에 들었던 성폭력 예방 교육이 (페미니스트가 되는) 계기가 됐고 그때 만난 좋은 친구들과 주변에서 책을 읽어보라는 권유도 해주고 경험담도 해줬다. 다른 사람도 비슷했을 것 같다. 사회에서의 배워보지 못했던 남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주고 작은 만남들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면 페미니즘을 실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토론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안티 페미니즘’을 어디서 접했는지 물어보면 커뮤니티와 인터넷 뉴스라고 하더라. ‘친 페미니스트’들은 수업과 소모임 혹은 관계 속에서 배웠다고 하더라. 저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심했고 기회를 주지 않았는지 보여주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을 언론이나 인터넷에서만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교육의 기회나 문화자원이 충분하지 않았던 거다. 사회자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있다. 여성을 혐오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이한 페미니즘 교육을 받지 못한 남성들 중에서 안티 페미니스트들 그리고 성차별에 친화적이지 않은 남성들이 많은 건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가 많다고 해도 그들의 이야기가 받아들여져 계속 성차별적 세상이 되자는 건 아니지 않나.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 각각 이슈에 대해서 긍정하고 있더라. 언론과 정치권 미디어가 페미니즘의 친화적인 사람들을 좀 더 주목해야 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나왔던 자료에도 약 25%의 남자들은 페미니즘 이슈 뿐 아니라 페미니즘 자체에 긍정적인 반응을 하고 있더라. 사회자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내가 남자들의 할 일은 무엇일까. 이한 페미니즘은 백신이다. 우리가 백신을 맞는 이유가 병이 낫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큰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백신을 맞으면 뻐근하기도 하다. 페미니즘을 알고 나면 내 삶은 불편해진다. 그럼에도 더 바르게 살 수 있게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백신은 함께 맞아야 한다고 한다.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같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1/01

  • [히포시 토크] 남성 페미니스트 여기 있다

    여성신문은 10월 8일 히포시(HeForShe) 토크를 열었다. 히포시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이다. 한국 사회는 ‘페미니즘 리부트(Reboot)’와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을 경험하면서 성평등 사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성평등을 위한 남성들의 참여가 절실해지고 있다. 이날 좌담회는 신준철 여성신문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정훈(오마이뉴스 기자) 『친절하게 웃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저자, 서한영교 『두 번째 페미니스트』 저자, 이한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활동가, 최주헌 서울대 여성주의학회 '달' 회원이 패널로 참석했다. 네 명은 페미니스트이다. 남성들의 페미니즘 수다, 히포시 토크는 유튜브 채널 '여성신문TV'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사회자 페미니즘을 만나고 행복해졌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이한 저는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에는 남성성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다. ‘쿨한’ 남성성에 대한 강박관념과 ‘맨박스’(Man Box·남성들이 남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의 틀)가 있었다. (페미니즘을 접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내 남성성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서한영교 어릴 때 아버지가 노동운동을 하셔서 노동상담소를 개설하느라 매해 이사를 다녔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였다. 한 여학생과 전학을 갔는데 저는 남성 어린이 무리에게 처음 들었던 말이 “축구할 줄 알아?”였다. 그런데 여성 전학생 무리에서는 “너 어디서 왔어?”, “어젯밤 잘 잤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굉장히 섬세한 정서적 교류를 하는 거다. 저도 전학을 다니면서 불안하고 긴장했는데 그 광경을 보고 놀랐다. 정서적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정훈 페미니즘을 알고 나서 엉망으로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보게 됐다. 여성이든 약자든 나와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어떤 사건을 보게 되고, 세상을 보게 됐다. 더불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누리고 있고 경계해야 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 불편할 수 있지만 내가 비뚤어진 길로 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에 대해서 점점 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주헌 저는 학창시절 남자애들 사회와 잘 맞지 않았다. ‘맨박스’와 항상 불화하면서 살았고 페미니즘을 접하고 스스로를 일관성 있게 바라 볼 수 있게 됐다. 저에게는 페미니즘을 보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행복도 있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더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길로 받아들인 것 같다.   사회자 ‘20세기 페미니즘의 얼굴’이라 불리는 미국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불평등한 결혼이 남성이 완전한 인격체가 되는 걸 방해한다고 했다. 가부장제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한 ‘우리집 아재’라는 웹툰이 있다. 집안의 가장에 대한 이야기인데 되게 밖에서도 선망하고 되게 괜찮은 지위에 있는 아저씨가 집에만 오면 꼰대가 되는 모습이다. 집에 돌아오면 양말 벗어던지고, 김치볶음밥을 1주일에 한 번 하면서 가부장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완전한 인격체가 아닌 게 이런 모습이라는 걸 알았다. 가족과 대화도 잘 못하고 이야기를 하면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 이야기한다. 가부장적 구조가 남성들을 완전한 인격체로 만들지 못한다. 최주헌 가부장적인 결혼이 노예제와 많이 비교됐다. 노예제도에서 우리의 주인이 되는 사람도, 인격이 파괴된 인간으로써 지배권을 행사하면서 온전한 인격을 실현할 수 없다. 가부장적인 권력을 인지하지도 않고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인격적으로 멀쩡한 사람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서한영교 결혼을 하고 페미니즘 공부를 하면서 머리에 아버지라는 이미지가 스치는 것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근대의 남성은 생계부양 모델로의 아버지의 역할이 내려오는 모델이라는 것이었다. 그 틀이 산업시대 이후로 너무 고정화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결혼을 ‘3D’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박 육아, 독박 가사노동, 독박 효도이다. 가부장 프레임 안에서는 아버지라서 안 했던 것 중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돌봄 노동을 통해 황홀한 감각을 느꼈다. 동시대 어머니들이 사회적 압력과 어떤 사회적 굴레 속에서 지내고 있는지도 알게 됐다. 사회자 그렇다면 ‘한남’(한국남자)을 만드는 기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남성의 변화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개인의 경험이나 정책에 대해서 말해주면 좋겠다. 이한 교육이 중요하다. 사회가 다양해지는 것과 별개로 저희는 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못 받았고 성평등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억압적인 상황에서 빠르게 변하게 나갔다. 저는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이 컸다. 이후에 들었던 성폭력 예방 교육이 (페미니스트가 되는) 계기가 됐고 그때 만난 좋은 친구들과 주변에서 책을 읽어보라는 권유도 해주고 경험담도 해줬다. 다른 사람도 비슷했을 것 같다. 사회에서 배워보지 못했던 남성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주고 작은 만남들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면 페미니즘을 실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정훈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교육과 미디어다. 저는 예전에 라디오에서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을 들으면서 또래 친구들과 온라인 카페에서 이야기를 했다. 운이 좋게도 그때 친구들이 페미니즘은 필요하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호주제 폐지를 조롱하는 학교 선생님과 붙어본 적 있었다. 친구들에게 혐오스러운 욕을 엄청 많이 먹었다. 그럼에도 저를 지지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넘길 수 있었다. 나를 지지하는 집단 주변 환경이 중요하다. 누가 만들어주느냐면 교육이 만들어주고 미디어가 만들어준다. 서한영교 저는 한국의 남성성이라고 특정 지을 수 있는 건 시점은 식민지 시절의 조선이라고 본다. 일본군인들에 의해서 조선의 남성들은 자신을 남성으로서의 어떤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었다. 이전에 익혀왔던 방식으로는 살수가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여성을 착취하고 폭력적인 방식을 취했다. 이후 산업화와 IMF를 만나면서 자신의 박탈감이나 결핍을 가부장제 남성 모델에 기대서 이어오고 있었다. 2016년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만나면서 정치적 서사가 자기의 삶에 들어온 거다. 최주헌 40~50대 윗세대의 남성은 ‘여성과 남성은 현재 평등하지 않다’는 건 받아들인다. 아래 세대는 평등해야 한다고 받아들이는데, 지금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스트가 되려면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 한다. 성차별이 더 교묘해지고 더 스며들어 있고 여성의 삶을 억압하고 있다는 걸 설득시키려면 더 세련된 언어가 필요하다.   사회자 남성들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가 있다. 여성을 혐오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최주헌 지금 여성들 사이에서는 페미니즘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본다. 남성들 집단 내에서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성들과 깊은 교류를 많이 할수록 페미니즘이 말하는 여성이 겪는 억압과 차별을 더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모르는 남성들은 인터넷이나 커뮤니티에 고립되어 있는데 이들을 끌어내려면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정훈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까지 2030 남성들의 미투 운동 지지가 40%였다. 미투를 지지한다고 혹은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최소한 40%에게는 페미니즘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서 타인을 설득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주류 집단인 ‘안티 페미니즘’이 균열이 날 수 있다고 본다. 서한영교 책이 나오고 나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 제 책에서 ‘왜  남학생들은 운동장에 있었던 걸까?’ 이 문장만 따온 어떤 학원 강사가 댓글을 남겼다. 학교 선생님을 해보니 여학생들은 운동하는 걸 싫어한다고 말이다. 각자의 진실을 진실이라고 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소통이 가능할지...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이한 페미니즘 교육을 받지 못한 남성들 중에서 안티 페미니스트들 그리고 성차별에 친화적이지 않은 남성들이 많은 건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가 많다고 해도 그들의 이야기가 받아들여져 계속 성차별적 세상이 되자는 건 아니지 않나.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페미니즘 각각 이슈에 대해서 긍정하고 있더라. 언론과 정치권 미디어가 페미니즘의 친화적인 사람들을 좀 더 주목해야 한다.   최주헌 20대 남성들은 지금 굉장히 안티 페미니스트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오히려 페미니스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러 가지 불안전한 지형에서 혼란을 겪는다고 생각한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기본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건 받아들인다고 생각한다. 왜 운동장을 여자애들이 쓰지 않느냐.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한 스텝만 더 나가면 되는데 거기까지 닿으려면 감동이 있어야 하고 동력이 있어야 한다. 사회자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금 내가 남자들의 할 일은 무엇일까 박정훈 저는 남성으로서 자기가 누린 혹은 부당이득과 권력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폭력적인 지점에 대해서 반성하고 변화를 위해서 페미니즘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 최주헌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공부할 때 자기가 잘못 살아왔던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담론이 확산될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옳은 주장은 설득하기 더 쉽다. 페미니즘에 대한 말은 많아졌다. 진전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한 페미니즘은 백신이다. 우리가 백신을 맞는 이유가 병이 낫기 위해서가 아니다. 더 큰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백신을 맞으면 뻐근하기도 하다. 페미니즘을 알고 나면 내 삶은 불편해진다. 그럼에도 더 바르게 살 수 있게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백신은 함께 맞아야 한다고 한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같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한영교 페미니즘은 여기가 지옥이라는 걸 증명해준다. 그럼에도 페미니즘은 지옥의 문을 깨부술 수 있게 경합하는 담론이라고 본다. 세 번째로는 페미니즘은 이 지옥에서도 나름 아름다운 공동체를 가꿔나갈 수 있는 상상력이다. 페미니즘에 대해선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끊임없이 비비면 정전기가 생기는 것처럼.

    2019/10/28

  • [히포시 컬처] 페미니스트 남편 있으면 부부가 행복

    [‘히포시(HeForShe)’는 성불평등 문제에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UN Women)의 글로벌 성평등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히포시 컬처(HeForShe Culture)’ 코너를 통해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부부 사이에도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아내만 행복해지지 않는다. 부부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다. 민주주의와 평등, 노동과 인권 문제에 서로 관심을 가져서 둘은 만났지만 남편의 태도는 어딘가 아쉽다. 집안일과 육아는 남편이 ‘도와주는 것’이 된다. 평등한 관계는 성립돼 있지 않았다. 남자로서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간극이다. 페미니스트가 되어주면 좋겠다는 신혜원 씨의 부탁에 남편 이은홍 씨는 결심한다. 여성의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으로 변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이번엔 세상이 부부를 다르게 바라본다. 은홍 씨는 청소와 빨래를 하고 장을 보고 생리대를 사간다.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는 아내를 향해 “남편 잘 만난 여자, 드센 여자, 남편 기죽이는 여자”라고 부른다. 가부장제에 기울어져 있는 사회에서 여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차별에 놓여 있다. 난폭 운전에 항의하자 보복 운전을 하는 남성, 잘못은 남성이 했는데 사과를 하는 여성, 남편보다 수입이 많았지만 가사나 육아를 고민하며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한 혜원까지 여자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숱한 차별과 편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짚어낸다. 은홍 씨는 반성을 한다. 오랫동안 남성들 사이에서 길들여졌던 의식, 여성을 무시하고 얕잡아 보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그는 아내와 시골로 이사를 간 뒤 ‘안사람’이 돼 집안일을 하면서 아내를 향해 “밥 먹어”라고 크게 소리치지 못한다. 주변 이웃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페미니스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깨닫는다. 역설적으로 이 책은 남성 페미니스트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오랜 기간 기울어진 사회 속 젠더의 운동장에서 남녀관계 혹은 부부관계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는 여성을 좀 더 이해하는 남성들이 나와야 한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2019/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