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뉴스

여성신문과 유엔여성이 함께하는 히포시 캠페인

올해 다보스포럼 핫 이슈는 “성 격차 해소”

20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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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여성에 더 큰 타격…“여성인력 활용 없이 진정한 발전 없어”

여성 참가자 18% 미만…“여성 배제한 채 성 격차 해소 논의” 비판도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WORLD ECONOMIC FORUM/swiss-image.ch

▲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WORLD ECONOMIC FORUM/swiss-image.ch

▲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WORLD ECONOMIC FORUM/swiss-image.ch

 

지난 20~23일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서 경제적 성 격차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경제와 정치를 움직이는 저명인사들이 모여 주요 경제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국제민간회의로 ‘경제 올림픽’이라고 불릴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행사다.

‘4차 산업혁명의 이해’를 주제로 개최된 올해 다보스포럼에 앞서 WEF가 발표한 ‘미래고용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기술 발전에 의해 2020년까지 700만개의 직업이 사라지고 200만개의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며 특히 상대적으로 기술 전문직에서 취약한 여성 일자리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의 젠더 영향’을 주제로 한 패널 토의에서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가 진행됐고 유엔 여성의 ‘히포시 캠페인’은 기업의 여성 고용 확대를 촉구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 CEO와 튀니지 인권운동가인 아미라 야하우이, 샤런 버로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 등 여성 리더가 6개 주요 포럼 중 3개 포럼의 공동의장을 맡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성 격차에 대한 주요 인사들의 연설도 화제가 됐다. WEF는 이번 포럼에서 눈길을 끈 세계 리더들의 ‘성 격차 관련 발언 베스트 8’을 모아 발표하기도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언제든지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이 단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사물 인터넷(IoT)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다. 이제는 ‘여성 인터넷’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는 “남성들은 여전히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게 잘 될 거라고 확신하진 않는다”며 여성들에게 야망을 가지라고 충고했으며 저스틴 그리닝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은 “인구의 절반이 뒤처져 있는 나라는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설립자인 멜린다 게이츠는 “우리 모두 GDP 증가를 원한다면 나머지 절반의 인력을 경제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발언했다.

 

▲ 엠마 왓슨(맨 오른쪽) 유엔여성 친선대사가 다보스 포럼에서 열린 히포시 캠페인 행사장에서 기업 CEO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UN Women/Celeste Sloman

유엔여성 친선대사인 배우 엠마 왓슨은 히포시 캠페인 웹사이트 론칭 행사에 참여해 성 격차 해소를 결의한 기업 CEO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포시 캠페인은 트위터, 맥킨지 앤 컴퍼니, 유니레버, 보다폰 등 글로벌 기업 10개사의 여성고용 현황을 담은 ‘기업 성 격차 보고서’를 발표하고 여성고용 확대를 위한 새로운 목표를 논의했다. 엠마 톰슨은 도미닉 바튼 맥킨지 CEO와의 인터뷰에서 ‘고용에서 성차별이 사라질 경우 10년 후 전 세계 GDP 합계가 28조원 상승할 것’이라는 맥킨지 보고서 통계자료를 인용하면서 “여성고용 확대는 경제에 가장 큰 자극”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참가자 2500여 명 중 여성 비율은 17.8%에 불과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보다 고작 1% 늘어난 숫자다. 이 때문에 “여성을 빼고 양성평등을 논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2000년 여성 참가자의 비율은 10분의 1도 안 되는 9%였다. WEF는 2005년부터 매년 성 격차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해부터는 포럼 참여 기업에 남성 4명당 1명의 여성을 반드시 참석시키고 여성 참석자가 없을 경우 4명만 참석할 수 있다는 강력한 정책을 발표하는 등 여성 참가자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지만 지난 15년간 증가율을 10%도 넘지 못했다.

사디아 자히디 WEF 수석연구원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포럼 참석자의 성별통계는 포럼 밖 사회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기업의 고용 상황이 변하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발전할 것”이라며 지역별 특별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여성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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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성신문 30주년 '내 딸의 더 나은 삶을 약속드립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박윤수 기자 (birdy@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