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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시 액션] “여성 인재 끌어 올린 이유요? 사회가 기울면 안 되잖아요”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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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2014년 10월부터 3년 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을 역임했다. 여성 인재를 많이 등용하기 위해 힘썼다. 2015년에는 폴리텍대학 최초로 내부 승진한 여성 학장이 탄생했다. ⓒ여성신문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 경제활동의 경력 관리를 잘해주지 않으면 사회 한축이 기울어집니다. 제가 여성 인재를 많이 등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입니다.”

 

이우영(59)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2014년 10월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취임 후 3년간의 임기 기간 동안 여성 관리자를 육성하고 여성 인재를 많이 발탁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력 있는 여성들에게는 당연히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자리 확충과 직업 훈련 등에 관해서는 전문가인 그는 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 인력에 대한 일자리, 직업 훈련 등 연구 용역을 할 때는 자문을 해주고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을 맡으면서 여성들의 일자리에 주목해왔다.

 

한국폴리텍대는 직업 전문대학으로 공학 쪽으로 특화돼 있다. 전공이 무려 200개가 넘는다. 기계, 용접, 자동차, 섬유, 항공, 바이오까지 다양하다. 전국의 캠퍼스는 36곳. 이 교수가 이사장으로 취임했을 무렵에는 여성 관리자 비율은 4.7%에 그쳤다.

 

그는 직급 승진에 특별 할당제를 도입해 여성 인재가 성장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하고 2016년 3월부터는 약 4개월 간 여성인재육성 테스크포스팀(TFT) 운영하면서 여성관리자 육성 방안을 마련했다.

 

“제가 이사장을 맡았을 때, 일반직 1급이 한명도 없었어요. 한 명을 1급으로 승진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여성이라고 무조건 되는 건 아니었어요. 억지로 끌어올리진 않았습니다. 눈여겨보기도 하고 주변 평도 들었죠. 남자들도 1급이 되려면 경쟁이 치열하잖아요. 제가 회의에서 전국 36개 캠퍼스 중에서 여성 학장이 3~4명은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의 임기 3년 간 한국폴리텍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014년 15명이었던 여성관리자(교원 중 팀장 이상 보직자와 사무직원 중 일반직 3급 이상 중간관리자를 포함)는 해마다 늘어 2017년 22명이 됐다. 학교법인 설립 후 최초로 2015년 내부 출신이 여성 지역대학장(제주캠퍼스) 및 운영국장으로 임명됐다. 학장은 일반직 1급이다.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여성신문

 

2015년 정규직 교원 채용 때는 보건의료, 바이오, HRD(인적자원개발), 섬유패션 분야에서 6명을 여성으로 선발했다. 시간선택제 교직원 6명 전원을 여성으로 신규 채용했다. 이중 절반이 경력단절여성이었다. 청년인턴은 2015년 47명(54%)에서 2016년 43명(54%), 2017년 43명(63%)으로 늘어났다. 2015년 비기간산업직종(패션디자인, 주얼리디자인, 의료정보, 멀티미디어, 시각디자인 등)에서 여성 초빙·산학겸임교원·시간강사 233명을 임용했다.

 

“학장들과 회의할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장 승진을 시키겠다는 것이 아니라 TFT를 만들었으니 교육하면서 단계별로 올려가겠다고요. 제 후임자가 오면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토양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설득과 이해를 구했습니다.”

 

이 교수는 여성인재육성 교육사업 협력 추진과 양성평등 의식 확산을 위해 2016년에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여성인재육성 TFT 팀원 8명이 여성인재아카데미 ‘여성 중간관리자 역량강화 교육’을 듣게 했다.

 

여성 친화 캠퍼스 조성에도 공을 들였다. 강서캠퍼스를 여성친화 캠퍼스로 개편해 여성 특화 분야 훈련과정을 개설했다. 전국 폴리텍대 캠퍼스에는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취업지원 서비스 및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핵심인재들을 꼭 여성으로 하자는 건 아니에요. 차별 없이 능력이 인정되면 기회를 나눠주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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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