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뉴스

여성신문과 유엔여성이 함께하는 히포시 캠페인

“히포시 통해 성평등한 노조로 거듭나야죠”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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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인터뷰
노동계 최초로 히포시(HeForShe) 세미나 개최
노조에 먼저 성평등 문화 확산 필요 의식
“히포시 세미나 시작으로 조직문화 개선 노력”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위원장실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히포시 세미나를 첫 시작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생각입니다. 한국노총에 조직돼 있는 100만 조합원뿐만 아니라 미래 조합원의 요구를 파악해 노동운동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은 노조운동조직을 성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조에 ‘성평등 물결’이 흐르고 있다. 노동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여성 일자리 확대와 여성일자리 질 개선, 남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노조가 먼저 성평등 문화 안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이 지난달 29일 노동계 최초로 ‘한국노총 히포시(HeForShe) 세미나’를 연 이유다. 간부와 조합원들 먼저 조직 내에서 성평등을 실천하고 좀 더 부드러운 인식을 줄 수 있는 노조로 거듭나겠다는 생각이다. 한국노총의 올해 핵심 사업과제인 200만 조직화 사업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교육이다.

29일 만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국민인식조사 결과 노조를 남성적이고 투쟁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노동조합에 대한) 보수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성평등한 노동조합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어 히포시 세미나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올해 초 여성신문과 공동으로 일반 국민 1200명으로 대상으로 한 ‘노동조합 및 노조활동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대체로 응답자들이 ‘강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10년 전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는 비율은 62.9%로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초 취임 후 직장 내 성평등 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퍼진 ‘#미투’(나도 말한다) 운동의 영향을 받아 성희롱·성폭력 없는 평등 일터 만들기 공동 캠페인에 전 조직이 동참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노동자대회에서도 집회에 모인 조합원을 대상으로 성평등한 조직문화 만들기에 동참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올해 초에는 ‘평등단체협약’을 마련해 노동조합이 주도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활동을 하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한국노총이 이번 히포시 세미나를 연 것도 남녀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성평등 인식을 조직 내 확산하기 위해서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여성신문을 만났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노총이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현재 노동조합의 의사결정기구기인 정기대의원대회나 중앙위원회에 참가하는 여성대의원 비율과 여성중앙위원 비율은 2017년 기준 각각 13.9%, 12.1%에 그치고 있다. 한국노총의 여성조합원 비율(16.5%)보다 낮다. 한국노총은 2006년부터 여성할당제 규정(대의원 및 중앙위원 비율 30% 이상)을 시행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여성대표성이 낮은 건 그만큼 여성대표자들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낮은 여성대표자 수를 떠나 해당 조직에서 여성간부를 조직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키우는 게 중요하고 변화의 출발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매년 조직에 여성할당제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여성할당제의 실효성을 위해 여성할당제 이행을 위한 조직적인 실천과제를 마련하고 결의를 모으기 위한 계획에 있다.

김 위원장은 여성들의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남녀 임금 격차와 여성 일자리 개선 등은 더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가 여성을 저임금 인력으로 활용한 정책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여성에게만 가사와 육아라는 이중노동을 전가한 채 고용이 불안정하고 임금이 낮은 파트타임 일자리를 정부가 나서서 늘려온 측면이 있다. 여성이 고학력화되고 있지만 결혼·출산 등 경력단절을 겪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되지 않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선진국처럼 정부가 나서서 남녀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성별 임금공시제를 예로 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별 임금공시제는 고용주가 임금을 성별별로 공시해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미투 운동이 직장 내 성 인식 문화의 전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펜스룰’처럼 여성을 배제하면 안 된다. 스스로 조심해야 하고 직장 내에서 지속적인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한국노총에서도 성평등을 위해 많은 교육을 하고 있다. 남성들도 많이 참여하게 하고 있다.”

•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약력

△1961년 경북 상주 출생 △원광대 전기공학 학사, 건국대 산업대학원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박사 △1986년 한국전력공사 입사 △2002년 4월~2014년 3월 한국전력노조 위원장 역임(4선)△2003년 3월~2017년 1월 한국노총 부위원장 △2017년 2월~ 한국노총 제26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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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자 (kjlf2001@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