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뉴스

여성신문과 유엔여성이 함께하는 히포시 캠페인

  • 여교사 성추행하는 학교… 교권 살려야 공교육 산다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학교 성범죄는 ‘교육악’… 교직윤리헌장 전면 개정 중 여교사 교권 침해도 심각… 교육부, 학교 실사 나서야 왜 명예퇴직 ‘러시’에 교사가 담임직 기피할까 교육력 핵심은 교사… 선진국 실패 사례 답습 말아야   ▲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사 성범죄를 예방하려면 교육계의 뼈를 깎는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 학교 내 온정주의와 폐쇄성에 대한 비판을 교사들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서울의 한 공립고 성폭력 사건이 남긴 후유증이 여전하다. 여고생 제자 6명과 여교사들이 피해를 겪은 사실이 공개되고 ‘성추행 교사’가 구속된 후에도 여진은 상당하다. 여기에 여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성추행 사건이 빈발하면서 학교 성범죄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전국 50만 명의 교원 중 18만여 명을 회원으로 둔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안양옥(58) 회장을 만나 학교 성범죄의 해결책을 들었다. 안 회장은 1981년 체육교사로 교단에 섰다. 서초중, 동작중, 수도여고 교사를 거쳐 1991년부터 서울교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 서울 서초구교총회장, 서울교총 회장 등을 역임하며 교총 활동에 헌신해온 ‘교총맨’이다. 2010년 34대 회장에 당선됐으며, 2013년 연임돼 임기 5년째를 맞았다. 그는 원래 교육자 집안 출신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스승인 안용백 전 전남교육감, 광주교육감을 지낸 안준, 안순일 선생 등이 집안 어른들이다. 어릴 때 그는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해 장군이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고교 은사의 권유로 군인의 꿈을 접고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학교는 왜 ‘사회의 섬’ 됐나 그는 9월 18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이뤄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내 온정주의와 폐쇄성에 대한 비판을 교사들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교육부가 교사 성폭력 사건 은폐·축소 시 최고 파면까지 징계를 강화했지만 사후 처방보다 교육계의 뼈를 깎는 깊은 자성과 재발 방지 노력이 절실하다. ‘사회의 섬’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학교문화 개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총은 현재 교직윤리헌장 전면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교사들의 성희롱·성추행 근절 수칙을 제안하면서 성범죄를 ‘교육악’으로 규정했는데. “학생이나 교직원 간 성희롱·성추행 등 모든 성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해 나가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교육과 연수를 통해 성희롱·성추행 근절 노력을 생활화하고, 바른 교육을 통해 문제가 근원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부가 2010∼2014년 집계한 교사 성희롱이 무려 323건에 이른다. 남자 고교생이 선생님 치마 속을 상습적으로 몰래 촬영하다 적발됐는가 하면 수업 시간에 중학생들이 “첫 경험이 언제냐” “초경은 언제 했느냐”고 성희롱성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역성추행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선생님들이 자존심이 있는데 이런 일들을 어떻게 토로하겠느냐. 여선생님들이 수업도 못 할 지경이니 교육청과 교육부가 나서서 실사를 해야 한다. 교직에 여초 현상이 생긴 후 학생들에 대한 통제권이 약해진 측면도 있다. 특히 교권보다 학생 인권이 강조되면서 학생들의 행동이 자유분방해지다 보니 역성추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명예퇴직 신청 교사들도 매년 늘고 있다. “2012년 5447명, 2013년 5946명에서 지난해 1만3376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담임 기피 현상도 심각하다.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하기까지 교육력의 핵심은 교권이었다. 학교폭력이 심각해지고 교권이 추락하면서 교사들의 사기를 높일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의 교육 모델이 긍정적인 부분도 많은데 급진적으로 서구 모델로 가면서 학교 슬럼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학사모동행운동을 아시나요 안 회장은 “우리 교육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할 만큼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교사들을 ‘네이션 빌더(nation builder)’라고 부르며 존경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안 회장은 “이제는 교사들이 자기 스스로 평가해서 연구해서 나가자는 흐름인데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실패 사례를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려고 많은 노력을 쏟았지만 교육 관료주의 때문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시행착오를 답습하다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교권 공백은 민(民)을 주체로 하는 사회운동으로 해결해야 한다. 학생을 놓고 어머니와 스승이 동행하는 학사모 동행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생님도 가정 방문을 하고, 학부모들도 학교를 방문해 아이 문제로 같이 상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는 담임수당을 높여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담임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부모가 모르는 부분도 짚어가면서 의견을 나눠야 아이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 안 회장은 또 새로운 교원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스승의 날’ 행사 때 이미 신뢰와 협치의 주체로 교원이 나서고, 1교사 1사회운동을 통해 사회로부터 믿음을 얻는 교원이 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평화교육단(가칭)을 만들어 세계에 진출해 봉사하고 그 경험을 우리 교단에 돌려줘서 대한민국 교실을 세계 속의 교실로 만들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6%의 교육예산은 대통령 교육 공약이었다. 재임 중 반드시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식보다 인성교육 우선해야 그의 집무실 책상 앞쪽에는 큼지막한 붓글씨로 ‘인성교육’이라고 쓰여진 부채가 놓여 있었다. 그는 인성교육실천범국민연합(이하 인실련) 수장으로 인성교육 사회운동을 펼치고 있다. 인성교육에 나선 이유가 궁금했다. “2012년 학교폭력으로 대구 중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 큰 충격을 받았다. 극단적인 학교폭력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 근원적 예방보다 사후 대책에만 초점을 맞춘 주먹구구식 해결 방법이더라. 예방 차원의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160여 개 기관과 사회단체가 뜻을 같이 하면서 인실련이 출범했다. 지난해 12월 여야 만장일치로 인성교육진흥법도 통과됐다. 그는 “지식, 학력 중심에서 인성 중심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변화하려면 법 이전에 사회운동이 중요하다”며 “오는 11월 중 교육부가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에 따른 5개년 계획과 국가인성교육진흥위원회 신설을 발표한다. 시행령과 규칙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교총이 다각도로 의견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다. “인성교육이 법제화되다 보니 사회적 역할이 제한됐다. 하지만 인성교육은 범국민적 실천운동이 중요하다. 생활 속에서 잘 사는 것, 다함께 어울려 사는 걸 가르쳐야 한다.” 안 회장은 21세기 교육혁명으로 불리는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room)’ 이야기를 꺼냈다. ‘거꾸로 교실’은 미국에서 시작돼 큰 반향을 일으켰고 영국, 독일, 일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집에서 교사가 제작한 ‘디딤 영상’이라는 온라인 강좌를 통해 지식을 익히고 학교에서는 온라인에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의응답, 프로젝트 중심 수업, 토론식 수업을 진행한다. 지난 9월 이 수업 시스템을 창시한 미국의 존 버그만이 내한해 화제를 모았다. 안 회장은 “‘거꾸로 교실’은 역발상적 접근인데 친구들과 많은 생각을 나눈다는 측면에서 분명 효과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방식과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GDP 대비 6%의 교육예산 확보해야 -교육부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했는데. “교육과정 개정 연구를 하면서 현장 교사들의 참여를 40% 이상으로 늘린 점은 의미가 있다. 기존 톱다운(하향식)식 관료적 정책 입안 구조가 어느 정도 현장 교사의 관점에서 추진되는 보텀업(상향식) 형태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문·이과 공통과정 신설 등 변화가 큰 교육과정이라 학교에서 미리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 강화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교육예산이 참 부족하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6%의 교육예산은 대통령 교육 공약이었다. 재임 중 반드시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활동을 벌일 것이다.” -교총이 지난해 8월 교육감 직선제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청구를 냈다. “교육감 직선제는 시도교육 수장을 고도의 정치행위인 선거로 뽑는다는 점에서 헌법의 중요한 가치인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있다. 서울만 해도 직선제 이후 교육감 4명 전원이 법정에 섰다.” 안 회장은 “학교는 기본 운영비가 부족해 교실의 냉·난방 기기도 사용하지 못하는데 진보 교육감들의 실험주의적 정책 실현을 위해 교육예산이 사용되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교육감 직선제로 지방 교육행정 권력이 생겨나면서 중앙정부와 충돌을 빚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안 회장은 또 여성신문이 주도하는 양성평등 글로벌 캠페인 ‘히포시’ 운동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예전에는 반장은 남자, 부반장은 여자라는 식으로 역할에 따른 성차별이 있었다면 요즘은 학교에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예컨대 출석부에 남학생 이름이 먼저 나온다거나 교과서 내용 중 성역할을 제한해 묘사하는 부분이 그렇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에게 양성평등 교육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히포시 주니어, 히포시 하이틴 등 10대가 참여하는 양성평등 운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다. 교육대학이 양성평등 운동의 헤드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볼 구상이다.”

    2015/10/02

  •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히포시 캠페인 동참

    ▲ 장종태 대전광역시 서구청장   ©대전서구   장종태 대전광역시 서구청장은 9월 21일 구청 다목적실에서 남성 간부들과 함께 유엔 여성이 주도하는 남성참여 양성평등 연대 운동 히포시(He For She) 글로벌 캠페인에 동참했다. 참석자들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성평등이 이뤄져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히포시에 서명했다. 서명지는 여성신문을 통해 유엔기구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은 성차별과 여성 폭력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남성들의 적극적인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는 지난 7월 ‘양성평등기본법’이 시행된 첫해로 캠페인의 의미가 더 크다.   ▲ 장종태(가운데) 대전 서구청장은 9월 21일 남성 간부들과 함께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대전서구   장종태 서구청장은 “여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 누구나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여성친화도시 서구’ 건설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구는 2013년 ‘가족친화 인증기관’과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바 있다. 구는 여성 공직자의 일과 가정 양립 실천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2015/10/01

  •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 히포시 지지한다”

    이상민 박범계 정용기 이장우 국회의원과 황인호·심현영 대전광역시의회 부의장, 김창수 전 국회의원 “여성신문이 추진 중인 성평등 국제연대운동 ‘히포시’ 동참”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박범계 의원, 새누리당 정용기·이장우 의원 등 대전 지역 국회의원이 성평등 연대 운동 ‘히포시’(HeForShe)에 참여했다. 황인호·심현영 대전광역시의회 부의장과 김창수 대전대 초빙교수(전 국회의원)도 ‘히포시’(HeForShe) 지지를 선언했다. 히포시 캠페인은 전 세계 많은 여성이 겪고 있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10억 명의 남성들이 지지자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시작된 유엔여성의 양성평등 글로벌 캠페인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전 세계 유명 인사 등 30여만 명이 넘는 남성들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지난 7월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들이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한 후 전국 기초·광역자치단체에서 속속 히포시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앞서 권선택 대전시장도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히포시 서명식을 갖고 “남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양성평등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   ©여성신문     ▲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여성신문     ▲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여성신문     ▲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여성신문     ▲ 황인호 대전광역시의회 부의장   ©여성신문     ▲ 심현영 대전광역시의회 부의장   ©여성신문     ▲ 김창수 대전대 초빙교수   ©여성신문

    2015/10/01

  • “문제를 다각도로 바라보고,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신시아 엠리치 캐탈리스트 경력개발연구센터 부회장 위기에 대비한 경영 전략 필요한 시기 성평등·다양성이 경쟁력 있는 기업 만들어   ▲ 23일 열린 제1회 아태 W 위기경영포럼 ‘위기를 경영하라’의 초청 연사인 신시아 엠리치 부회장은 “남성의 참여가 다양성·성평등 실현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 20년간 여성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분투하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높여 왔다. 하지만 불균형을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남성들이 나서야 바뀐다.” 23일 열린 제1회 아태 W 위기경영포럼 ‘위기를 경영하라’의 초청 연사인 신시아 엠리치 박사는 “남성의 참여(engaging men)가 다양성·성평등 실현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엠리치 박사는 조직 내 성평등 확산을 통한 조직 경쟁력 강화 방안을 연구하는 세계적 비영리단체 ‘캐탈리스트(Catalyst)’를 대표해 이번 포럼에 참석했다. 그가 이끄는 ‘경력개발 연구센터’(Catalyst Research Center for Career Pathways)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 집단이 조직 활동에 어떤 제약을 받는지, 어떻게 효과적으로 다양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그는 미국 라이스 대에서 조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여성리더십, 조직문화·변화와 조직적 역량 개발 등에 대해 퍼듀대, 윌리엄앤메리대 등 여러 대학과 조직에서 강연·연구했다. -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불확실성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예기치 못한 위기에 대비하는 경영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그렇다. 예기치 못한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기존의 해법들은 상당수가 효력을 잃었다. 문제를 다각도에서 바라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이 필요한 시대다.” - ‘위기의 시대’에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성평등’을 제시했다. 왜 성평등인가. “젠더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인종·성적 지향 등 다양성(diversity)을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무척 중요한 경영 전략이다. 예를 들어 기존 서구 선진국 조직은 대개 고등교육을 받은 백인 남성으로만 채워져 있다. 이렇게 비슷한 배경과 사고방식을 지닌 이들끼리 일하면 문제를 보는 다양한 관점을 얻기 어렵다. 여성·흑인·성 소수자 등 다양한 이들이 머리를 맞댈 때 더 통찰력 있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 실제로 여성 경영인들은 남성 주도적 경영 풍토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여성은 좋은 지도자의 자질을 갖췄다. 2009년 캐탈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 중에서 여성 고위관리자를 3명 이상 둔 기업들이 경쟁사를 제치고 높은 성과를 보였다. 문제는 여성에게 고위직을 차지할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날 조직 내 성비만 봐도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S&P 500 기업 CEO 중 여성 비율은 5%에도 못 미친다. 남녀가 동등한 조건에서 근무하는 시대라지만, 여성은 임금과 승진 면에서 여전히 불평등을 겪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나 의사결정 포지션은 대부분 백인 남성의 몫이다. 여성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자원(underrated resource)이다.” - 여성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유럽 주요 선진국은 복지개혁의 하나로 여성·보육 관련 예산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성과 젊은 세대는 미래의 동력이다. 이들에 대한 투자 감소는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최근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PWC(PricewaterhouseCoopers)의 글로벌 CEO 조사 결과, ‘인재 부족’ 문제로 밤잠을 설치는 CEO들이 많다고 한다. 여성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이들에게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의 해결책이다. 그런데 최근 여러 국가에서는 오히려 여성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원과 투자를 줄이고 있다. 다수의 여성 역량 개발 사업, 교육·보육 서비스가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됐다. 여성과 아기들의 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는데 말이다. 여성과 비즈니스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로서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현실이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남성의 참여가 필요하다. 남성들이 성차별과 편견을 타파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는 것이다.” - 성평등 실현에 남성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남성도 여성 못지않은 성 불평등의 피해자다.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은 남성의 몫을 빼앗는 역차별이 아니냐’는 주장은 틀렸다. 심각한 불균형을 바로잡는 과정일 뿐이다. 실제로 2009년 캐탈리스트 조사 결과, 조직 내 성 불평등을 실감하는 남성이 많을수록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남성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 캐탈리스트(Catalyst)는 여성인력 활용으로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자 1962년 설립된 세계적 비영리단체다.   ©캐탈리스트   -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다. “그렇다. 특히 보육 문제는 나라가 나서야 한다. 육아 문제로 퇴직 압박을 받는 여성들, 안전하지 못한 보육 환경에 맡겨 둔 아이 걱정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죄인처럼 여기는 여성들이 얼마나 많나. 여성들에게 이런 노동을 강요할 수 없다. 출산휴가·육아휴직보다 더 강력하고 효과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질 좋고 저렴한 보육·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또 남성들도 육아 문제를 분담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북유럽이 좋은 사례다. 휴직의 부담을 덜어주고, 돌아와서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 - 여성 리더쉽 분야를 연구하게 된 계기와 전망은. “늘 열정을 쏟아 온 분야다. 미국 라이스 대 조직심리학 박사과정 이수 당시 지도교수의 영향도 컸다. 기업 조직은 물론 정치·사회 운동 등 여러 분야를 두루 연구하며 남녀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여성 문제는 빠르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조직 내 성평등과 다양성이 왜 필요한지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한다. 조직이 성별과 인종을 따지지 않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미래, 유엔여성의 ‘히포시(HeForShe)’ 캠페인 등이 필요 없어지는 미래 말이다.”   <캐탈리스트 어워드(Catalyst Awards)> 엠리치 박사가 몸담은 캐탈리스트(Catalyst)는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자 1962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매년 미국, 유럽, 인도 등 35개국 800여개 회원 단체를 대상으로 여성 인력 활용에 관한 연구·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13년 호주, 지난해 일본으로도 영향력을 넓혔다. 캐탈리스트는 1987년부터 매년 조직 내 성평등·다양성 증진에 힘쓴 단체를 선정해 ‘캐탈리스트 어워드(Catalyst Awards)’를 시상하고 있다. 캐탈리스트 자체 조사와 접수를 통해 후보 명단이 확정되면, 1년간 엄격한 서류 심사와 현장 점검을 거쳐 1~3개 단체를 선정해 시상한다. 심사 항목에는 채용·승진·인사 절차, 조직 문화, 조직 구성원 내 다양한 젠더·인종·성적 지향 등 공존 여부 등이 모두 포함된다. 해당 단체의 노력으로 여성을 포함한 여러 소수자 구성원의 권익이 실질적으로 향상됐는지를 까다롭게 측정한다. 2015년 9월 현재까지 세계 각국 78개 단체의 84개 이니셔티브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다음 시상식은 내년 3월 16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다.

    2015/10/01

  • 권선택 대전시장 “‘히포시’ 지지… 양성평등 도시로 키우겠다”

    ▲    ©여성신문   히포시 캠페인에 권 시장 비롯한 간부 공무원 참여 대전시가 여성신문이 유엔여성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양성평등 글로벌 캠페인 ‘히포시’(HeForShe) 지지를 선언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최근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히포시 서명식을 갖고 “남성과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양성평등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히포시 캠페인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여성과 가족 모두 행복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통해 여성의 능력과 개성이 충분히 발휘되고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과 정치적 참여가 보장되는 양성평등한 도시로 키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히포시 캠페인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성차별과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남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성평등 국제연대운동으로 한국에서는 여성신문이 주도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세계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도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현웅 법무장관, 문형표 보건복지장관 등 국무위원과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 국무총리 소속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들이 히포시 지지를 선언했다. 대전시는 양성평등한 도시 만들기를 위해 여성가족부, 대한상공회의소와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 업무협약을 맺고 여성 고용 확대, 일·가정 양립, 여성대표성 제고,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양성평등주간 행사 때도 ‘일·가정 양립과 성평등 한걸음 더!’를 주제로 다양한 기념 행사를 열었다. 권 시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양성평등 정책을 통해 대전시를 전국에서 가장 양성평등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