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뉴스

여성신문과 유엔여성이 함께하는 히포시 캠페인

“주민 자발적 참여… 성평등 행정 본격화”

201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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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구청장’이라 칭했다. 2010년 대전시내 5개 구청 중 처음으로 여성 국장을 배출했고, 올해도 여성 국장을 임명했다. 260명의 모든 남성 공직자가 ‘히포시(HeForShe)’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3개 세부 사업 가속도 붙어

“성평등 관점서 정책 추진”

 

60명으로 짜인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단이 정책 모니터링

대전 동구는 지난해 한현택 구청장과 남성 간부 공무원 13명을 비롯해 260명의 남성 공직자가 여성신문과 유엔여성이 함께 하는 ‘히포시(HeForShe)’ 캠페인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모든 남성 공직자의 히포시 동참이 말해주듯 대전 동구는 기초자치단체 중 단연 앞서가는 성평등 도시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면서 여성친화 행정에 가속도가 붙었다.

22일 오후 동구청에서 만난 한현택(61) 구청장은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단 등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힘입어 일상생활부터 대규모 사업까지 양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올한해 성평등 관점에서 행정을 추진해 남녀 모두 안전하고 편리한 여성친화도시로 키워 나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 구청장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구청장’이라 칭했다. 2010년 대전시내 5개 구청 중 처음으로 여성 국장을 배출했고, 올해도 여성 국장을 임명했으니 여성 발탁은 앞서간다. 그는 9급 공무원에서 출발해 자치구 살림을 책임지는 구청장 직에 오른 공직자다. 대전시 자치행정과장, 대전시 공보관을 지냈으며 동구 가양1동장과 문화홍보실장, 주민자치과장을 지내 지역 현안에 밝다. 2010년 17대 구청장에 선출됐고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재선됐다. 지난해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경진대회 공약이행 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구만의 대표적 여성정책을 꼽아달라.

“우선 세 가지를 꼽고 싶다. ‘일 가정 균형! 가족친화 직장 만들기’, 여성친화 산림욕장 조성, ‘천사의 손길 행복+’ 운동을 통한 나눔문화 확산이다. 가족 이용객이 많은 상소동 삼림욕장에 설치한 숲속교실, 여성쉼터, 세족장에 대한 주민 호응이 높다. 리모델링한 청사 내 모유수유실도 반응이 뜨겁다. 칙칙한 느낌 대신 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라 수유가 즐겁다더라. ‘천사의 손길 행복+’ 운동은 전 주민이 참여하는 동구만의 복지 브랜드다. 한 달에 1계좌 1000원씩 내는데 그동안 50만 이상 계좌에 모금액만도 13억 원이다. 복지 사각지대 긴급 지원은 물론 저소득가정 출산 축하금 지원, 한부모가정 자녀 교복 지원 등 여성들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올해 계획은.

“여성친화도시로 안전한 학굣길 아동 안전지도 제작, 방범용 CCTV 확대, 굿바이 치매 찾아가는 기억힐링 사업 등 33개 세부 사업을 꾸릴 계획이다.”

 

▲ 대전 동구청 내 직장어린이집인 한솔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보육 교사와 수업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동구청 보건소 내에 리모델링된 모유수유실. 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업그레이드돼 엄마들의 호응이 높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전체 예산의 65%가 복지 예산인데.

“대전시내 다른 자치구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복지자치구가 우리 구의 지향점이다. 전체 인구의 3.9%에 달하는 여성 노인을 비롯해 홀몸 노인 240여 명을 상대로 주 2회 이상 전화와 방문을 통해 안부 확인을 하는 ‘홀몸 노인과 직원 간 결연 사업’도 자랑거리다.”

한 구청장은 “지난해 여성가족과, 여성친화담당 명칭 변경과 공무원 성인지력 향상 교육, 여성친화도시 조성 조례 제정 등 행정·제도적 기반을 쌓았고 올해 여성친화도시 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며 “61명으로 짜인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단이 지역 구석구석 다니면서 여성에게 불편한 부분을 꼼꼼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은 가족사랑의 날입니다. 정시 퇴근해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기 바랍니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 오후 6시가 되면 한 구청장이나 간부 공무원들이 돌아가면서 ‘가족 사랑의 날’ 메시지와 음악을 들려준다. 6시반이 되면 동구청 내 사무실 조명은 모두 꺼진다. 가족사랑의 날에는 초과근무 수당을 받지 못한다. 업무가 급한 일부 직원은 미리 요청하면 소등 해제된다. 5년째 시행 중인 ‘가족 사랑의 날’은 가정이 편안해야 편안한 구정을 펼칠 수 있다는 한 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한 구청장은 “‘야근 없는 부서’도 정해 가족친화 직장 만들기에 힘썼다”며 “구청 내 한솔어린이집 운영, 직원 맞춤형 유연근무제 활성화 등 일·가정 균형 정책으로 가족친화 우수기관 표창도 받았다”고 말했다.

동구는 새해 사자성어로 ‘동심동덕(同心同德)’을 정했다. 재정위기 극복과 지역개발 사업에 힘써 행복한 동구를 만들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한 구청장은 “동구는 대전을 잉태한 도시”라며 “주거환경 개선, 도시 재개발 사업 등 현안이 많다.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구축에 온힘을 쏟고 있다. 특히 코레일에서 민자로 추진하는 대전 역세권 개발 사업이 잘 풀리면 대전에서 가장 큰 랜드마크가 될 53층 빌딩이 동구에 들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된 도시라 학원 등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2011년 과학고 유치를 비롯해 교육기관 유치를 위해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한 구청장은 “전국 기초단체장들이 추진한 지방분권 개헌화처럼 지역이 당면한 현안을 중앙정치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성실히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자치단체장이 중앙당 최고위원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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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자 기자 (muse@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