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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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고려대 교수 “히포시 선언, 작지만 큰 변화”

201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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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인 작년 7월 2일 히포시 선언을 했다. 내용은 “여성평등이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고 믿는 남성으로서 공정하고 평등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성차별과 성폭력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기로 맹세한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히포시 선언을 했다고 무슨 단체에 가입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내가 한 것은 마음속으로 히포시 개념을 되새기고 기회가 될 때마다 주위에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크게 드러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려고 노력하는 정도였다.

직장에서는 수업 시간에 히포시를 소개해 양성평등과 민주시민의 자질을 강조했고, 조교들의 업무나 직책에 차별을 두지 않았고, 직원이나 대학원생의 가정에 문제나 행사가 생기면 업무를 조절해 가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려고 노력했다.

가정에서는 모든 식구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직접 하고, 부모님과 관련된 일이나 집안 행사, 개인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서로 돕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예컨대 집사람이 외부 활동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가족들이 가사를 분담해 아내의 외부 활동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히포시 선언을 하고서도 의도적으로 달라지려고 노력한 것은 없다. 그러나 최근 이성 동료나 친구들로부터 전보다 편안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도 모르게 무엇인가 변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인간은 누구나가 똑같이 귀한 존재라는 것을 믿는다. 양성평등은 서로의 다름, 귀함, 장단점을 인정하며 서로 도우며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양성평등은 ‘서로를 인정함’이라는 바탕 위에 실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창섭 고려대 의대 해부학교실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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